공간의 기능에 따라 편집한 ‘경치’
조망 1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미술품 수집이 MZ세대의 새로운 재테크로 떠오르고 있다. 아트와 재테크를 합친 ‘아트테크’는 소액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며 자기 취향까지 드러내 준다.
“재벌들은 논해 예술을/ 예술가는 논해 재물을.” 10월 1일 첫 방송된 <쇼미더머니 10>의 시작을 알리는 프로듀서 사이퍼cypher에 등장한 래퍼 개코의 가사다. “은행가들이 모이면 예술을 논하고, 예술가들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돈 이야기를 한다”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발언을 각운에 맞춰 변용한 가사일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 극작가의 금언을 ‘국힙 원탑’ 래퍼가 트렌디한 비트에 맞춰 뱉어내는 2021년 한국에서는 가사와 달리 모두가 예술과 돈을 함께 이야기한다.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미술품 수집이 MZ세대의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며 아트와 재테크를 합친 ‘아트테크(Art-Tech)’라는 신조어가 널리 퍼지고 있다.
유명 미술품의 소유권을 소액으로 구매하거나,
좋아하는 노래의 저작권 지분을 구입해 저작권료를 받는 등
MZ세대는 다양한 방식의 아트테크를 통해
취향과 수익을 함께 충족하고 있다.
2020년 서울옥션의 온라인 경매에 출품된 500만 원 이상의 작품은 낙찰률이 26%에 불과했지만 500만 원 이하 작품의 낙찰률은 74%에 달했다. 부동산 등 주요 실물 자산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임금과 금리의 상승률은 미미한 상황에서 MZ세대가 새로운 대체 투자처로 발굴한 실물 자산이 바로 미술품인 것.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부동산 정책과 과세의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 역시 아트테크의 매력.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온라인 경매와 가상 현실 전시, 미술품 거래 온라인 플랫폼 등이 늘어나는 추세 역시 아트테크 트렌드를 가속화했다. 랜선과 스마트폰을 통해 젊은 피가 수혈된 미술 시장에는 전에 없던 신조어와 데이터가 등장하고 있다.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으로는 ‘뮤직카우’가 대표적이다. 소유권을 가진 음원이 사용될 때마다 매달 수익을 배당받을 수 있기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받으며 올 8월 기준 전년 대비 회원 수 383% 증가라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아트테크의 필수 불가결한 인증서, NFT
아트테크의 수익률은?
데미언 허스트, 도널드 저드, 쿠사마 야요이, 이우환 등 세계적인 ‘블루칩’ 작가 작품의 지난 18년간 평균 수익률은 같은 기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500대 기업 주가 지수인 S&P 500 인덱스보다 약 200% 높았다. 이런 안정적인 수익은 소액으로도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소유할 수 있는 아트테크의 저변이 빠르게 확산되는 결정적인 원인이다. 주요 아트테크 플랫폼이 발표한 2020년 평균 수익률은 아트앤가이드 25%, 아트투게더 23.21%, 테사 15%(기대치) 등이다.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가 발표한 2020년 평균 저작권료 수익률은 8.7%. 미술품 공동 구매에 비해 수익률은 낮지만, 투자 금액에 따라 음원 저작권 수입을 매달 받을 수 있다.
보험사 UBS와 아트바젤이 함께 발행하는 ‘미술 시장 미드 이어 리뷰 2021’ 보고서에서 설문조사에 응답한 전 세계 아트 딜러 중 91%가 향후 12개월간 미술 시장이 성장하거나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 양도세 법이 미술품 거래에 유리하게 개정되며 미술 투자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등 내야 하는 세금의 종류가 많고 부담이 큰 부동산과 달리 미술품은 거래할 때 양도세만 부담하면 되는데, 올해 양도세 법이 개정되면서 거래가 기준 6,000만 원 이하이거나 생존 한국 작가의 작품을 거래할 때는 세금을 부담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미술관에 찾아가야 볼 수 있었던 유명 작가 미술품의 소유권을 소액으로 구매하고, 즐겨 듣는 노래의 저작권 지분을 구입해 매달 저작권료를 받는 등 MZ세대는 다양한 방식의 아트테크를 통해 취향과 수익을 동시에 충족하고 있다. 아트테크의 주요 투자 대상인 미술품과 음악은 자신이 존재하는 공간과 시간을 채우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젊은 세대가 단순히 경제적 지위를 드러내는 고가의 물건보다는 문화적 취향을 드러내는 LP와 그림 등 자신의 컬렉션을 SNS에 공개함으로써 전략적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트렌드도 아트테크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의 주거 역시 공간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뚜렷하게 드러내기를 바라는 MZ세대의 수요에 응답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Editor | KY Chung
Illust | Mallangl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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